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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들어온 불상사

​익명 9

일상 속의 작을 지도 모르는 불상사 – 유동식 

 

“전용기를 타고 다른 나라에 가는 건 처음이에요, 토니 스타크의 전용기이니까 엄청 멋있겠죠?”

피터 파커는 이제는 어렵지 않게 소독약 냄새가 물씬 풍기는 병실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메이 숙모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었다. 

“내일 출발이지? 피터, 아무리 그래도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아무리 촉망받는 신입 사원이라도 아프가니스탄의 무기 시연회까지 따라가야 할 필요는 없_”

콜록콜록. 메이는 기침 소리를 감추기 위해 핸드폰을 잠시 멀리 떨어트렸다. 그럼에도, 피터의 귀는 그 작은 소리는 물론이고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한 숙모의 마음까지 잘 알 수 있었기에 마음이 가라 앉았다. 괜히 못 들은 척 피터는 더 밝은 목소리로 화답했다. 

”괜찮아요! 숙모 말대로 그냥 시연회일 뿐이고 미군도 있으니까 안전해요! 조금만 있으면 12월이니까 곧 뉴욕으로 찾아 갈게요.”

간단한 안부 인사가 몇 차례 오가고, 전화가 끊어지자 피터의 작은 월세방에는 다시 고요가 찾아왔다. 

몇 년 전부터 감당해온 숙모의 치료비와 병원비에 피터 파커의 어깨는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대학에서의 우수한 성적을 바탕으로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인턴으로 취직하여 금전적인 부담을 덜 수 있었지만, 고향과 숙모에게서 떨어져 낯선 타지에서 홀로 생활하는 건 도통 익숙해지지 않았다. 

“안 돼! 우울해지면 안 되지 빨리 나가자”

찰싹하고 양손으로 뺨을 가볍게 때리고 일어나 창문을 연 피터는 엉성한 슈트를 입고 있었다.

웹슈터로 웹을 벽에 붙이고 피터는 차가운 도시의 밤에 뛰어들었다. 건물에서 건물로 옮겨 다니며 몸을 치는 바람은 답답한 현실의 해방구가 되어주었다. 

 

스타크 인더스트리는 가장 피하고 싶은 일자리였다. 그 기업은 사람을 죽이는 무기를 만든다. 직접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살인에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살인자가 된 것처럼 악몽을 꾸었다. 그럼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와 높은 임금 때문에 피터는 스타크 인더스트리에 입사했다. 피터가 인턴으로 입사하고 제리코 미사일에 대한 아이디어가 높은 평가를 받아 팀에서 인정받았을 때는 주어질 인센티브의 기쁨보다도 죄책감이 앞섰다.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

간접적인 살인의 죄책감을 덜어주는 것이 밤에 하는 스파이더맨 활동이었다. 소매치기를 잡고, 약자를 돕는 친절한 이웃이 될 때만큼은 자신이 이 세상에 필요한 인간이 된 기분이 들었다. 

 

-

 

“소개합니다. ‘제리코 미사일’”

아프가니스탄에서도 각 잡힌 슈트를 입은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사장, 토니 스타크는 미군과 피터 파커를 포함한 제리코 미사일 연구팀의 앞에서 멋진 시연을 보이고 박수 갈채를 받았다. 

“토마스! 데이터는 잘 측정했겠지?”

시연 후 연구팀의 천막으로 온 토니는 연구팀의 팀장, 토마스에게 말을 걸었다.

“물론이죠! 사장님께서는 먼저 돌아가시나요?”

“그래, 먼저 돌아갈 테니 기계들 정리해서 천천히 오라고.”

이미 그의 몸은 뒤돌아 허비 쪽을 향하고 있었다. 연구팀에게 손을 흔들며 건투를 빌던 그 순간.

 

펑!

 

난 데 없이 포탄이 비처럼 쏟아졌고 일대는 모래먼지에 뒤덮였다. 

건너편에서 총소리가 울리며 주변의 군인들도 총으로 대응하며 굉음이 울려 퍼졌다. 

“윽,”

어느 틈에 넘어졌는지, 무릎에서는 둔탁한 통증이 올라왔고 어느샌가 눈먼 총알에 맞았는지 피가 새고 있었다. 

‘여기서 죽을 순 없지’

간신히 기어서 도착한 주변의 바위 뒤로 몸을 숨긴 그 때,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로고가 새겨진 포탄이 바닥에 꽂혔다. 

삐-삐- 

터질 듯 기계음을 내며 죽음을 확신하고 토니 스타크는 충격에 대비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저기요, 괜찮으세요?”

‘아직 천국으로 갈 시간은 아닌가 보군.’

토니가 눈을 떴을 때, 빨강색과 파랑색의 이상한 옷을 입고 물안경으로 얼굴을 가린 누군가의 품속이었다. 

“다행이다, 멀리 모셔다 드릴 테니 피해 계셔야 해요!”

그 괴한은 토니를 포탄이 떨어지며 모래바람으로 뒤덮인 아비규환에서 거리가 있는 돌 옆에 내려주며 당부했다.

떠나려는 괴한의 팔을 잡은 건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 

“여기 있어! 거긴 전쟁터야! 다시 가려고?!”

“전 괜찮아요! 여기 계셔야 해요! 어디 가지 마시고!”

괴한은 팔을 뿌리치고 그들이 나왔던 모래바람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어린애 같던데… 위험한데…’

모래 구름과 포탄 소리가 그 괴한을 집어삼킨 후, 토니 스타크도 정신을 잃었다. 

 

“스타크 씨!!! 정신 차리세요!!!”

다음으로 기억나는 장면은 군인 몇 명이 들것에 누운 자신을 깨우는 모습이었다.

‘그 어린애는 어디에…’

토니 스타크는 무거운 몸을 들어 주변을 살펴봤다. 

사태가 진정되었는지, 시야를 가리는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형광색의 옷을 입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애송이의 모습은 주변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그, 꼬맹이는? 어디?”

자신을 깨운 군인에게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걱정뿐이었다.

“스타크 씨, 상처가 심합니다, 의무실로 가시죠”

“잠시만, 그 애는?”

정신이 다시 끊겼고, 눈을 떴을 때는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

 

해가 진 늦저녁의 주택가 골목은 조용하고 지나가는 사람 없이 한적했다. 피터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다녀온 지 3주가 지났다. 첫 주는 회사 차원에서 회복을 위해 유급 휴가가 주어져서 푹 쉴 수 있었다. 다만, 휴가에서 돌아오자 회사가 전쟁터가 되어있었다. 

 

“저는 제가, 제 회사가 만든 무기에 의해 죽을 뻔했습니다. 저희, 스타크 인더스트리는 현 시간부로, 무기 제작 사업을 중단하겠습니다. 또한, 저는 한 남성에 의해 목숨이 구해졌으며, 그에 대해 제보를 주는 사람에게는 …”

토니 스타크가 미국으로 돌아와서 한 기자회견에 의해 스타크 인더스트리는 말 그대로 뒤집어졌다. 피터 파커로서는 한 순간에 직장의 미래가 불투명해졌으며 스파이더맨으로서는 도저히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었다. 토니 스타크에게 제보를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가끔은 사람들이, 어느 때는 정장을 갖추어 입은 사람들이 자신을 쫓아와 규칙적으로 밤에 나가 순찰을 돌던 활동도 며칠째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날이 갈수록 스파이더맨에 대한 관심은 뜨거워졌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도 계속 쌓여가고 있었다. 오늘 아침에는 팀원이 그의 다크서클을 걱정할 정도로 밤낮 없이 피곤한 나날들이었다. 그럼에도, 그날 토니 스타크를 구한 것에는 단 한 톨의 후회도 생기질 않았다.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리네… 슈트를 챙겨 가서 다행이었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있었던 갑작스러운 습격은 미군 덕분에 금방 소강 되었다. 슈트를 입고 열심히 뛰어다니며 사람들을 구조한 덕분에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고, 소수의 사람만이 생명에 지장이 가지 않을 정도의 상처를 입은 수준에서 끝났다. 여러 생각을 하며 피터는 쉬기 위해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낡은 아파트 앞에 어울리지 않는 새빨간 색의 고급스러운 스포츠카 한 대와 시간에 어울리지 않게 선글라스와 트렌치 코트를 입은 남성 한 명이 서 있었다. 

“피터 파커? 맞나?”

그 남성이 선글라스를 벗으며 말을 걸으며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사장, 토니 스타크의 얼굴이 드러났다.

“네 접니다. 사장님이 어쩐 일로 저를 찾아오신 겁니까?”

“피터 파커. 혹시 자네가 아프간에서 나를 구한 스파이더맨인가?”

피터가 침을 꿀꺽 삼켰다. 누가 자신을 알아볼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네? 시연회에서 습격당했을 때 말씀인가요? 저도 그때 살겠다고 도망치느라… 저도 사람들을 구하는 스파이더맨 봤던 것 같아요!”

심호흡하고, 피터는 순박한 얼굴을 하고 침착하게 대답했다고 생각했다. 토니 스타크도 납득했는지, 심각하게 굳었던 얼굴이 풀어졌다.

“하하, 그럴 리가 없지? 내가 착각한 모양이군, 저녁에 내가 혼란스럽게 해서 미안하군, 사과의 의미로 식사 한 번 대접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슈퍼카의 조수석 문을 열며 토니 스타크는 말을 걸었다. 다행히 넘어간 모양이다.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방금 퇴근해서 피곤한데 먼저 올라가도 될까요?”

전력 질주한 듯 두근대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피터 파커는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그럴 수는 없지, 우리 제리코 연구팀의 유망주인걸? 식사도 아직일 텐데 부디 거절하지 말아주게.”

“아뇨, 정말 괜찮습_”

그때, 타이밍 나쁘게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고 피터는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거절하기 민망해졌다. 

“하하, 자네 배는 맛있는 걸 먹고 싶어하는 눈치인데?”

피터는 까마득한 직장상사와 식사가 부담스러웠지만, 배가 정말 고팠고, 어쩔 수 없이 차에 올라탔다. 

 

조수석에 앉자 마자 옆자리에 있던 토니 스타크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좀 거리가 있는데, 캔 커피 하나 어떤가?”

피터의 앞에 평소에 자주 마시는 브랜드의 캔커피가 내밀어졌다.

“아, 저 이 커피 좋아해요, 감사합니다.”

따져 있던 캔커피에 입을 대자, 달콤하면서도 어쩐지 평소보다 배로 쌉사름한 음료가 입 안에 들어왔다.

‘음료 맛이 평소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순간적으로 엄청난 졸음이 몰려와 눈꺼풀을 뜨고 있기가 힘들어지며 몸이 휘청였다. 

“조심해야지”

옆자리에서 뻗어온 큰 손이 가슴을 지탱하며 몸이 앞으로 쏠리는 걸 막았다.

“사장님? 이게 무슨…?”

“다 알고 왔다니까. 스파이더맨?”

소리가 뭉개지며 토니 스타크가 자신의 몸에 안전 벨트를 두르는 느낌이 났다. 

“그러게, 남이 주는 음식 함부로 먹으면 안 된단다. 애야.”

전신이 무거워지며 피터의 의식이 흐려졌다.

 

-

 

“여긴 어디지?”

머리가 무겁고 정신이 뿌예서 피터는 상황 판단이 되질 않았지만 보이는 것은 다행히, 자신의 방의 천장이었다. 

“일어났군, 피터 파커.”

침대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 피터는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제 수면제를 먹이고 강제로 데려온 건 사과하지, 자네가 자꾸 피하려고 해서 말이야. 어제 말한대로,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데 따라와 주겠나?”

토니 스타크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피터도 비몽사몽한 채로 그를 따라 방을 나서서 거실로 나갔다. 

거실에 위치한 테이블에는 여러 접시에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잔뜩 펼쳐져 있었다. 낯선 접시로 보아, 토니 스타크가 밖에서 마련해 온 음식인 것 같았다. 

“편히 먹어줘, 생명의 은인에게 이제야 대접하는 것도 죄스럽지만, 더 먹고 싶은 게 있다면 말하고.”

피터가 편히 앉을 수 있게 그의 의자를 당겨준 후 옆에 앉아 토니 스타크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작은 미소를 입에 걸고 말을 걸었다.

“저는 스파이더맨이 아니에요.”

전혀 상황 파악이 되지 않고 있었지만, 확실한 문장 하나만은 입에 올릴 수 있었다.

“…그렇구나”

정색을 한 토니 스타크가 자리에서 일어나 어딘가로 갈 동안 피터 파커는 정신을 차리려 양 손으로 얼굴을 쓸었다. 

‘납치를, 당한 건가? 왜? 여긴 어디고? 낮인 걸 보아, 출근해야 하는데, 아 어젯밤이 금요일이었으니까 오늘은 토요일이려나’

피터가 상념에서 깨어난 건 쇳소리와 함께 발목에서 차가운 물체가 감기는 것이 느껴진 때였다.

“자네가 정말로 스파이더맨이 아니며 이딴 쇳덩어리 정도는 가볍게 풀어낼 수 있겠지. 안 그래?”

정신을 차려보니 그의 발목에는 쇠로 만든 족쇄가 묶여 있었고 그에게 족쇄를 건 토니 스타크는 옆자리에서 웃고 있었다.

“사장님!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풀어주시지 않으면 신고하겠습니다!”

“자네가 자꾸 부인하니까 나도 거칠게 나갈 수밖에 없잖아. 스파이더맨, 맞지?”

“아닙니다!”

큰소리로 대꾸했지만, 토니 스타크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그럼 어쩔 수 없지, 계속 차고 있어야지, 일단 밥은 먹어야지?” 

벽과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자 피터는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여 테이블을 바라봤다. 

“쯧, 애기라서 그런가? 기상 직후에는 입맛이 없는 건가?”

토니 스타크가 피터의 앞에 있던 포크와 나이프를 가져와 직접 고기를 잘라 그의 접시에 내려놨다.

“일단 먹어.”

“…”

식기를 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토니 스타크가 한 손으로 피터의 볼을 꽉 쥐고 입을 벌리고 다른 손으로는 포크로 고기를 찍어 피터의 입 앞에 가져다 댔다. 

“아. 어제 점심 이후로 아무것도 못 먹었잖아. 착하지?”

갓 태어난 신생아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상했지만 배고픈 건 사실이었기에 피터는 자신의 입 앞에 들이밀어진 고기를 삼켰다. 

“맛있지?”

토니 스타크가 볼을 쥔 손을 놓지 않고 자신의 손 안에서 피터가 오물거리며 고기를 씹는 걸 느끼며 물었다. 

최고급 안심을 미디움으로 구운 스테이크는 육즙으로 가득 차 있었고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맛은 끝내주게 좋았다. 

 

-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고, 곧 이어 집으로 들어오는 인기척이 느껴지며 어두웠던 집 안이 밝아졌다. 

“다녀왔어 스파이더맨. 해도 졌는데 불은 왜 꺼놨어?”

“아니라니까요… 아니니까 이거 풀어주세요. 회사 가야 한다고요.”

피터는 벽에 붙은 거실의 소파에 앉아서 원망스러운 눈으로 방금 자신의 집을 침범한 토니 스타크를 째려보고 있었다. 

“스파이더맨이니까 쇠 정도는 쉽게 부술 수 있잖아? 자기 손으로 부수고 나가서 신고해.”

지난 일주일 동안 피터는 자신의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었다. 거실에는 쇠 말뚝이 꽂혀서 사슬로 발목에 감긴 족쇄를 연결하고 있었다. 미리 손을 쓴 건지, 전화 선은 모두 끊어져 있었고 핸드폰도 없었으며 큰소리를 쳐도 아무도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현관문에는 잠금 장치가 달려 있어 안에서 밖으로 나갈 수가 없고 거실, 방, 화장실까지 모든 곳에 방범용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자신의 집이었지만, 토니 스타크의 손이 닿은 이후부터는 타인의 집 안에 있는 것 같았다. 

토니 스타크는 가끔 회사에 가기 위해 외출하는 것을 제외하고 한 순간도 빠짐없이 피터를 쫓아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일주일이나 사람 가둬 놓았으면 됐잖아요! 아니라고요! 무고한 사람에게 피해주지 말고 제대로 다른 사람 찾아보라고요!”

일주일도 긴 시간이었지만, 정신 건강이 안 좋은 사람을 위한 봉사라고 생각하며 견뎌 왔지만, 이제 한계였다. 처음으로 큰 소리를 지르자, 토니 스타크도 움찔하는 것 같았다. 

‘됐나?’

안심할 뻔했지만 곧 화난 듯 얼굴을 구긴 토니 스타크가 피터에게 달려들어 양손으로 피터의 손목을 잡아 소파 뒷벽으로 밀어붙였다. 

“네가 스파이더맨이 아니라고? 맞잖아. 네가 죽을 뻔한 날 살려줬잖아! 왜 계속 아니라고 하는 거야? 난 그냥 네가 인정하고 은혜를 갚을 수 있게 해줬으면 하는 건데!”

얼굴을 들이댄 토니 스타크의 표정은 오묘했다. 화난 목소리와 어째서인지 슬픈 목소리가 함께 느껴져서. 

“소리 지른 건 미안해. 먼저 씻을게.”

자신보다 한참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큰소리를 친 게 멋쩍었는지, 그렇게 말한 토니 스타크는 화장실로 들어가고 머지않아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 족쇄 풀어주고 가…”



 

시간이 지나갈수록, 피터도 토니 스타크와 함께 하는 동거에 익숙해졌다. 

기자 회견 이후 휴가를 온 건지 강제로 휴가가 주어진 건지 몰라도 토니 스타크는 외출을 하지 않고 계속 집 안에 있었다. 가끔은 책을 읽고, 피터가 티비를 보고 있으면 살며시 옆으로 와, 같이 웃으며 드라마나 예능을 볼 때도 있었다. 메이 숙모가 걱정하지 않도록 매주 일요일에 전화기를 돌려줘서 안부 전화는 물론이고 숙모에게서 연락이 오면 토니 스타크가 피터에게 바로바로 알려주었다. 

 

“스파이더맨, 메이 숙모에게서 연락 왔어. 자.”

토니 스타크가 피터에게 핸드폰을 넘기며 손이 살짝 닿았다. 

“조심하셔야죠, 스타크 씨.”

갑작스러운 접촉에 놀랐는지, 토니 스타크가 건네주려고 한 핸드폰이 소파 아래로 떨어졌다.

“미안.”

“네, 죄송하실 겁니다.”

 

뉴스와 가십지에서는 토니 스타크의 난잡한 성생활과 바람둥이 기질을 다뤘지만, 실제로 함께 생활해보니 그런 기색은 전혀 없었다. 파티를 위한 외출도 없었고, 밤에 파트너를 만나기 위한 외출도, 심지어는 음주마저 하나도 없었다. 피터는 역시 언론은 믿을 게 못된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음식은 가끔 토니 스타크가 만들 때도 있었고, 배달 음식이 올 때도, 포장된 비싼 음식이 올 때도 있었지만 공통점은 모두 엄청나게 맛있었다는 점이었다. 

 

이상한 동거의 유일한 단점은 잠자리였다. 소파는 성인 남성이 자기에는 너무 좁았고, 피터 혼자 사는 낡은 아파트에는 방이 하나밖에 없어 불가피하게 두 사람은 하나의 침대에 꼭 끼어 잘 수밖에 없었다. 

“왜 이렇게 좁은 집에서 좁은 침대를 놓고 자는 거야?”

바로 옆에서 토니 스타크가 피터 파커에게 투덜거렸다. 벌써 20번은 넘게 들은 말이었다. 

“불편하시면 댁에 가서 주무시면 될 것 같아요 스타크 씨.”

30번 넘게 같은 말을 들은 토니 스타크도 더 이상 말꼬리를 잡지 않고 조용히 잠에 들었다. 

“알겠으니까 잘 자 피터.”

“스타크 씨도요.”

 

매일 밤 자기 전에 이루어지는 작은 싸움을 제외하고 피터는 동거가 익숙해지고 있었다. 회사가 걱정되기는 했지만 사장과 동거하고 있으니 알아서 잘 해줄 것 같았고, 무엇보다 싸늘한 집에 한 사람이 추가된 것만으로도 가슴 한 군데가 왠지 모르게 따스해졌다. 말을 걸어주는 룸메이트가 생긴 것 같았고, 나이 차이 때문인지, 투덜대는 보호자가 생긴 것 같기도 했다. 

 

-

 

크리스마스 이브 기념 특선 방송이 흘러나오는 티비 소리가 채우고 있던 밝은 거실 안으로 인영 하나가 술 냄새를 풍기며 들어왔다.

“스타크 씨? 오늘은 술 마시셨네요? 기왕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함께 보내면 좋았을 텐데 지금이라도 돌아오셨으니 한 번만 봐 드릴게요. 크리스마스 파티 하실 거죠? 손에 든 가방은 혹시 크리스마스 케이크인가요? 은근 세심하시다니까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지만, 피터는 내심 크리스마스를 기대하고 있었다. 오후에 토니 스타크가 외출하자, 집 구석에 처박혀 있던 산타 모자를 찾아내어 하나는 자신의 머리 위에 쓰고 손에는 토니 스타크에게 씌워주기 위한 산타 모자를 꽉 쥐고 있었다.  

비틀거리며 토니 스타크는 피터가 앉아 있던 소파로 걸어왔고 피터의 옆에 앉아 아무 말없이 멀거니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또 스파이더맨 얘기라면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오늘 하루만 봐 드릴게요. 그것보다 오늘 크리스마스잖아요! 제가 모자 씌워드릴게요!”

피터는 토니 스타크의 머리 위에 그와 어울리지 않게 깜찍하게 생긴 산타 모자를 올려주려고 했지만 지독한 술냄새와 섞인 향수 냄새에 생각을 바꾸었다. 

 

“술 드신 건 처음 보는 것 같아요. 물이라도 한 잔 드릴게요”

일어나려던 피터를 뒤에서 뻗어온 손이 손목을 강하게 잡으며 다시 소파로 끌어당겼다.

‘소파가 뭔가 딱딱한 것 같은데?’

피터가 앉아 있는 곳은 소파가 아니라, 뒤쪽에 있던 토니 스타크의 품 속이었다.

“놔주세요, 스타크씨,”

놀란 피터가 서둘러 품 안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뒤에서 토니 스타크의 팔이 피터를 옥죄듯 끌어안기 시작했다. 강해진 속박에 피터는 그가 다치지 않게 팔을 뿌리치려고 노력했지만 돌아오는 건 귀를 핥는 토니 스타크와 그의 목소리뿐이었다.

“요즘 짧은 머리에 계속 눈에 가던데, 넌 정보가 빠르네”

“네?”

토니 스타크는 피터를 안고 있던 팔 중 하나를 꺼내 양 뺨을 한 손으로 부여잡고 의문을 표하던 입을 멈춰버렸다.

놀란 피터는 입술을 꽉 물으려고 했지만, 굳은 살이 박힌 큰 손이 그의 뺨을 꽉 누르고 있어 무작정 밀고 들어오는 혀를 막을 수 없었다. 

토니 스타크의 혀에서는 아까 마신 짙은 술 향이 났고 그 혀는 치열을 훑고 예민한 입천장을 훑으며 피터의 숨을 훔쳐갔다. 

“윽.”

피터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타액 한 방울마저 놓치지 않고 핥아 갔다. 처음 경험하는 정신없는 키스에 피터가 숨을 헐떡이고 얼굴이 붉어질 때까지 몰아붙여진 입술은 마지막에 피터의 입술을 강하게 빨아드리는 걸로 아쉽게 멀어졌다.

“키스는 더 연습해야 겠는데? 아니면 숙맥인 척하는 거야? 귀엽네”

토니 스타크는 그렇게 말하며 품 안에 가두고 있었던 피터를 소파 위에 눕히고 그의 위에 올라갔다. 자켓, 간신히 그의 선을 잡아주던 넥타이와 하얀색 와이셔츠를 벗어내며 소파 아래로 집어 던졌다.

“스타크씨!”

 

눈을 뜨자 마자 보이는 건 누군가의 판판한 가슴팍이었다. 두 사람은 작은 침대에서 꼭 껴안으며 자고 있었고 아침의 햇볕은 창문으로 들어와 피터를 깨우고 있었다. 피터는 몸에 둘러져 있던 팔을 빼내고 일어나려고 했지만 혹사당한 허리로 인해 잠시 멈칫하고 다시 침대로 주저 앉을 수밖에 없었다. 

“으음…”

풀썩 앉은 피터의 바로 옆에서 잠꼬대가 들리며 토니 스타크의 팔이 무언가를 찾는 듯 허공을 휘저었지만 그는 어제 질리도록 마주본 얼굴에서 도망쳐 옷장으로 향했다.

상의를 꺼내서 팔을 끼워 넣는 와중 옆에 있던 거울로 확인한 피터 자신의 몰골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어쩐지 쓰리더니…”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강하게 잡혔던 허리, 팔, 손목 모두 아무 상처 없이 깔끔했다. 하지만, 어제 있었던 일을 증명하듯 입술 옆에는 피 자국이 남아있는 채로 부어 있었고 다리는 약하게 후들거렸다.  

하의랑 속옷을 들고 거실로 나온 피터는 자신의 발목을 오랫동안 묶고 있던 족쇠를 손으로 부수어 버렸다. 도망쳐야 했다, 저 이상하고 이상한 사람에게서. 자신은 몇 번이고 싫다고 밀어냈지만 결국에는 해버린 저 사람에게서. 

옷을 다 입은 피터는 현관문을 굳게 잠그고 있던 잠금 장치를 손으로 떼고 밖을 나온 순간 깨달었다.

‘나, 갈 곳이 없는데’

회사는 진작에 해고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유일한 가족인 숙모가 있는 뉴욕까지는 너무 멀다. 지갑은 들고 나왔지만 수중에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핸드폰은 토니 스타크가 어디에 뒀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신고할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도무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은 피터는 부수고 나온 현관 앞에 다리를 모으고 쭈그려 앉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유일한 보금자리를 멋대로 들어온 침입자가 자신의 발로 꺼질 때까지. 이마에 닿은 자신의 무릎을 느끼며 이미 잔뜩 부은 눈에서 다시 눈물이 나며 기껏 입은 바지가 젖어 들어갔다.

“피터!”

연이어서 난 큰 소리에 결국 깨어나고 말았는지, 옷도 제대로 챙겨 입지 않은 토니 스타크가 다급한 얼굴로 손잡이를 잃어 그 기능을 못하는 문에서 뛰어나왔다.

“…”

토니 스타크의 눈과 눈물이 떨어지고 있는 빨갛게 부은 눈이 마주쳤고 크게 떠 있던 눈은 잔뜩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입술은 무언가를 말하려고 여러 번 모양을 만들려고 했지만 입 안의 소리들은 말이 되어서 나오지 못하고 결국 토니 스타크는 손으로 입을 막으며 간신히 한 마디만을 뱉었다. 

“미안.”

피터는 상대를 바라보기도 싫어 무릎에 다시 얼굴을 파묻어버렸고 그 상대도 말을 이어 나가지 못했다. 

“괜찮아?”

수 분이 지난 후 용기를 낸 토니 스타크가 몸을 숙이며 피터의 어깨에 손을 올리려고 했지만 그 손은 어깨에 닿지 못하고 튕겨 나가 버렸다. 

“…”

고개를 들어 손을 쳐 낸 피터의 눈가는 짓물러 있었고 얼굴에는 넘치는 거부감에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맞은 손을 다른 손으로 감싸며 토니 스타크는 일어나 자신이 나온 문으로 다시 들어갔고 곧 제대로 옷을 입고 가방 하나를 들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수리비는 테이블에 놨어. 직장 해고 안 되었으니까 출근해.”

고개 숙인 피터의 앞으로 새까만 구두가 걸어가는 형태가 게슴츠레 보였다. 낡은 아파트의 복도를 울리는 구두 소리가 지나가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피터는 자신의 집으로 들어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

 

“파커 오랜만이야!”

“몸은 좀 괜찮아? 파커?”

“오랜만이야!”

다행히도 회사는 잘리지 않은 채 제리코 미사일 연구팀은 그대로 친환경 에너지 연구2팀으로 배정되어 있었다. 회사에는 교통 사고로 인한 입원으로 처리되어 많은 동료들이 피터를 걱정스러운 눈길로 보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날, 테이블 위에는 수트 케이스 하나와 급하게 휘갈겨 쓴 편지, 백지 수표가 올려져 있었다. 수트 케이스의 안에는 빨강색 슈트에 파랑색이 포인트를 주며 가슴팍의 거미 모양이 그려진 옷이 들어있었다. 

 

피터 파커에게,

           미안해. 족쇄를 포함한 모든 일에 대해 사과해. 연장자로서 내가 어린 너에게 정말 큰 잘못을 했어.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그 누구도 나를 위해 목숨을 던지고 구해준 사람이 없어서 스파이더맨에게 강하게 의존한 것 같아. 수표는 피해보상금으로 두고 갈게. 돈으로 부족하다면 경찰에 신고하고 언론에 너에게 있었던 일을 밝혀도 맹세코 너에게 아무 피해도 가지 않을 거야. 지금까지 신세 져서 미안했다. 토니 스타크가.

 

사람이 한 명 떠났을 뿐인데, 아파트는 따뜻했던 게 거짓말이었던 양 추워졌다. 좁게만 느껴졌던 침대는 운동장 마냥 넓어졌다. 밥을 안 먹을 때마다, 방을 정리하지 않을 때마다 들려오던 잔소리도 없어졌다. 재밌게 봤던 티비도 작가진이 교체되었는지 갑자기 재미가 없어졌다. 항상 혼자였는데 괜히 특별하게 썰렁했다.

 

피터는 회사에 출근할 때마다 혹시라도 우연히 토니 스타크를 마주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회사에 출근했다. 그가 나오지 않을까 매일 뉴스를 시청하고 온갖 종류의 가십지를 사 읽었다. 성과를 뛰어나게 내면 그가 자신의 이름을 의식하지 않을까 괜히 더 열심히 일했다. 

 

“그거 들었어? 사장님 결혼하신대!”

“넌 그걸 이제야 알았어? 진작에 소문 쫙 퍼진 지 오래야.”

점심 시간에 팀원들과 들어간 식당에서 피터 파커는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메리, 그게 정말이에요?”

“피터 몰랐어? 우리 회사에 벌써 소문 다 났는데, 글쎄, 비서인 포르씨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사장님과 함께 간 파티에서 프로포즈 했대! 사장님이 오랫동안 금욕하다가 그 비서에게 홀딱 반해가지고 밤새 보내주질 않았다고 하던데? 크리스마스 이후에 회사 그만뒀대!”

앞에 들은 말의 충격으로, 피터는 그 뒷말을 온전히 들을 수가 없었다. 그 후 어떻게 사무실로 돌아와 일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피터는 정신이 빠져 있었고, 상사가 넌지시 반차를 쓰라는 말을 건넬 정도였다. 

‘오늘 따라 몸이 무겁네.’

그날 오후, 혼자 사는 아파트에 돌아온 피터는 좁았던, 오늘따라 넓은 소파에 몸을 구긴 채 창문에서 들어오는 햇빛을 팔로 가리며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잠들었다.

“이직할까”

 

다음 날 출근한 피터는 바로 팀장에게 가서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같이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팀장은 성과가 우수한 직원의 퇴사에 안타까워하는 동시에 인수인계 기간동안 잘 부탁한다며 악수를 청해왔다. 자리로 돌아온 피터는 당일의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밖은 화창했고 항상 그랬듯 원만한 하루가 될 것 같았다, 항상 그렇듯 빨간 전등과 사이렌 소리와 함께.

“밖으로 도망쳐요!”

“테러다!”

“살려줘!”

혼란스러운 목소리로 많은 사람이 소리쳤지만 폭탄의 굉음에 일부가 묻히거나 말의 꼬리가 끊겼다. 건물 곳곳에서 붉은 화염과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고요했던 업무 시간은 순식간에 테러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젠장!”

토니 스타크는 자신을 짓누르고 있던 건물 잔해에서 몸을 빼내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몸은 콘크리트 더미에 점점 더 파묻혔다. 사무실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난 사고인 데다가 보디가드에게 지시를 내린 참이라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크윽, 거기! 아무도 없나!”

도움을 구하며 소리를 질러봐도 자옥한 연기와 끊이질 않는 폭탄 소리에 그의 목소리는 그 누구에게도 전달되지 못했다. 

“살려줘!”

다리에서 올라오는 고통은 의식을 어둠으로 끌어당겼다. 

‘이대로 죽는 건가? 제대로 된 사과도 못했는데?’

의식이 완전히 끊어지려는 찰나, 위에서 짓누르던 잔해가 사라지며 몸이 들어올려지며 자신을 약하게 흔드는 손길이 느껴졌다. 

“스타크씨! 괜찮으세요?!”

피로 물든 시야에 자신이 피터를 생각하며 만든 빨강색 마스크가 가득 찼다.  

“정신 차리셔야 해요!”

피터는 토니 스타크를 업고 잔해 속을 달리기 시작했다.

“피터,”

토니 스타크는 피터의 귀가 있을만한 부분에 입을 대고 며칠 간 머릿속을 괴롭혔던 말을 꺼냈다.

“스타크 씨! 말하지 마세요! 크게 다치셨어요!”

“정말 미안해. 아팠지. 용서할 수 없을 거야. 평생… 갚고 싶어.” 

급하게 움직이던 다리가 당황했는지 순간 멈췄다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잘못하셨죠. 용서 못할 것 같긴 한데… 토니, 집이 없어지신 것 같은데요?”

얼굴을 가린 새빨간 마스크 안쪽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내가 회사가 망했는데 혹시 방 좀 빌려줄 수 있어?”

“남는 방이 있긴 해요.”

    ​유동식 크리스마스 합작 
    ​Special thanks to redco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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